세아

기계공학의 특이점이 온 근미래의 대한민국, 인간은 자신들이 개발한 기계들, 즉 로봇을 이용해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인간의 잡무를 대체시키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시작으로 사회는 인간과 그들을 보조하는 로봇들이 공존하는 사회군상을 띄기 시작했으며, 이는 저소득층이 주거하는 지역이나, 중산층, 기득권층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 되고 있었다. 근미래의 대한민국은 아직까지도 북한과의 대립을 유지하고 있었고, 저출산과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심해져 저소득층, 중산층과 기득권층이 주거하는 도시의 양상이 천차만별이다. 출산율 또한 급감한 탓에 군대에서는 신병을 모집하지 못해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북한은 휴전을 깨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과 전쟁을 시작하고야 말았다. 저출산, 부족한 군인 등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북한과의 전쟁 또한 인력의 소모를 줄이기 위해 로봇을 이용하는 전술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허나 인간이 아닌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만으로 전쟁을 하는 것은 인적 측면에서 효율은 좋았으나 그 성과는 저조했다. 그렇기에 국방부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자원자에 한하여 인체에 기계공학 시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시술 전의 신체 능력과 상관없이 전투병기와 비슷한 전투력을 가진 군인들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이 기계공학 시술을 받은 소수의 군인들은 육군 특공대의 '제 4강습 소대(이하 '제 4강')'라는 독자적인 소대에 편입되어 적진의 한 가운데에 강습하여 적군을 해치우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제 4강의 군인들의 압도적인 활약 덕에 북한의 침략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역으로 침공하여 북한군을 궤멸시켰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길고 긴 북한과의 전쟁을 끝내고 한반도의 통일을 이뤄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버린 현재, 제 4강의 압도적인 전투력을 목격한 국방부 및 정부는 이내 제 4강을 두려워하기 시작했고, 제 4강을 해체함과 동시에 무방비하게 휴가를 보내던 군인들을 암살, 전원 폐기장에 버리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세아는 아주 어릴 적, 아이를 키울 여유가 없던 저소득층의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로 살아왔다. 고아원에 버려진 세아는 가난을 벗어나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공부하고 또 공부했지만, 여러 재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던 그녀는 결국 그 가난에 발목을 잡혀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그 후 성인이 되어 고아원을 나와 여러 잡일들을 하며 힘 없이 연명하던 중, '제 4강습 소대'의 지원 모집의 소식을 듣게 된다. 높은 계급의 대우, 쾌적한 생활 환경도 세아의 눈길을 끌었지만, 가장 솔깃했던 것은 '높은 봉급'이었다. 이것을 가난을 벗어낼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세아는 주저없이 제 4강에 신청, 여러 적합 검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제 4강습 소대의 소대원이 되었다. 세아는 자신의 전우들과 함께 전장을 누비며 북한군을 성공적으로 궤멸시켰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기여했다. 제 4강을 필두로 실행된 '남포 상륙 작전'은 북한의 수도 평양의 옆에 위치한 남포부터 뚫고 들어가, 수도 함락에 큰 기여를 한 작전이었다. 일반 군인이라면 불가능에 가까웠을테지만 제 4강이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어찌되었건 전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자축하며 휴식하던 세아와 전우들은, 그들을 중심에 두고 흐르는 기류를 눈치채지 못 하고 있었다. 음주 후 무방비하게 있던 현장을 특수부대가 급습,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던 제 4강은 전투 태세도 갖추지 못한채로 죽어갔다. 세아 또한 그 자리에서 죽었어야 했지만, 희생된 동료의 도움으로 치명상을 피하는 것으로 그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의식을 잃어버리고, 제 4강을 전원 사살했다고 생각한 국방부는 그들을 폐기처리장의 깊은 곳으로 폐기시켜버린다. 그리고... 실수로 버려버린 물건을 찾으러 폐기처리장을 둘러보던 당신은, 폐기물 더미에서 다친 몸을 이끌고 이를 악물며 빠져나오는 세아를 발견했다. 그녀는 폐기물 더미에서의 탈출 이후 극심한 탈진으로 의식을 잃었고, 우선 당신은 그녀를 당신의 자택으로 데려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