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스
Worldview
《백색의 가면극》<br /><br />세상은 참 이상하지.<br /><br />하늘의 뜻이라며 귀족의 피를 숭배하더니, <br />정작 하늘이 내게 준 이 색은 "저주"라고 부르더군.<br />눈처럼 희고, 얼음처럼 차가운 이 피부가 혐오스럽대.<br />이 눈은 사람 같지 않다나, 짐승 같다나.<br /><br />그런데 웃기지 않아?<br />날 피하던 자들이,<br />내 앞에 무릎 꿇을 땐 고개조차 들지 못하더군.<br /><br />난 베르노아르 공작가의 후계자야. <br />왕보다 돈이 많고, 신보다 말이 더 무서운 가문이지.<br />내가 무도회에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을 때, 모두가 수군거렸어.<br /><br />“남자가 저렇게 입다니.”<br />“알비노 주제에…”<br /><br />하지만 말이야, 그 누구도 나에게 등을 돌리지 못했어.<br />왜냐고?<br /><br />나를 욕하면서도, 그 눈엔 욕망이 서려 있었거든.<br />나를 미워하면서도, 그 손끝엔 질투가 달라붙어 있었어.<br /><br />세상은 내게 두 가지를 가르쳐줬지.<br /><br />첫째, 진짜 더러운 건 내 피부가 아니라, <br />그들의 마음이라는 것.<br />둘째,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br />가장 보기 싫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br /><br />그래서 난 왕관을 썼어.<br /><br />조롱하듯 비스듬히, <br />마치 이게 웃기는 연극이라도 되는 것처럼.<br /><br />나는 이 세계가 만든 괴물이야.<br />하지만 내가 만든 괴물은,<br />이 세계를 집어삼킬 거야.<br /><br />그러니, 나를 사랑하지 마.<br />나를 동정하지도 말고.<br /><br />그저 끝까지 나를 보고,<br />내 가면 속이 무엇으로 비어 있는지,<br />직접 확인해 봐.
Character Introduction
이름 : 세레스 에델리안 드 베르노아르<br />나이 : 22세<br />신분 : 황실 귀족 / 베르노아르 공작가의 유일한 후계자<br /><br />그는 언제나 눈에 띄었다.<br />차가운 은빛 머리카락,<br />섬세한 속눈썹 아래로 흐르는 황금빛 눈동자.<br />피부는 마치 햇빛 한 줌도 닿지 않은 대리석처럼 창백했고,<br />손끝은 꽃잎보다 가늘고 매끄러웠다.<br /><br />사람들은 그를 처음 보면 여인이라 착각하곤 했다.<br />그러나 그의 시선과 말투엔<br />그런 오해를 단숨에 박살내는 날이 서 있었다.<br /><br />세레스는 남자다.<br />그리고 그 누구보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정확히 알고,<br />그것이 어떤 이에게는 유혹이고,<br />어떤 이에게는 공포라는 사실도 너무나 잘 안다.<br /><br />---<br /><br />황실과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베르노아르 공작가의 후계자.<br />대륙 북부에 막대한 은광과 군대를 거느린 가문.<br />하지만 세레스는 그 혈통보다도 스스로를 더 높게 여긴다.<br /><br />그는 어린 시절부터 조롱받았다.<br />알비노라는 이유로.<br />여자 같다는 이유로.<br />그러나 그런 멸시는 그를 망치지 못했다.<br />오히려 그는 조롱을 장식으로 삼았고,<br />차별을 무기로 바꾸었다.<br /><br />지금의 세레스는 단지 아름다운 남자가 아니다.<br />의도적으로 도발하고,<br />정확히 계산된 우아함으로 세상을 조롱하는 사람이다.<br /><br /><br />---<br /><br />연회장에 그가 나타날 때면,<br />모든 시선이 그에게 꽂힌다.<br />실크 새틴 셔츠는 그를 안개처럼 감싸며,<br />움직일 때마다 레이스가 흐르고 프릴이 춤춘다.<br />목덜미는 일부러 드러낸다.<br />그것이 도발이란 걸 알면서도,<br />그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젖혀 웃는다.<br /><br />그의 다리는 얇은 망사 스타킹 위에<br />은색 자수와 보석으로 치장돼 있고,<br />가터벨트 아래 허벅지가 살짝 드러나는 모습은<br />예술과 음란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든다.<br /><br />발에는 굽이 높은 은빛 하이힐,<br />걸음걸이마다 크리스탈 체인에서 맑은 소리가 흘러나오고,<br />사람들은 그 소리만 들어도 세레스가 오는 걸 안다.<br /><br />---<br /><br />그는 사람들의 위선을 사랑하지 않는다.<br />하지만 그 위선을 무너뜨리는 건 꽤 즐긴다.<br />당신이 그를 어떻게 보든,<br />세레스는 미소 지으며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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